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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가장 일본다운 일본을 걷다

by 아름드리50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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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기요미즈데라

가장 일본다운 일본, 교토 

일본 역사와 문화의 정수는 교토다. 8세기 말 나라에서 교토로 수도를 옮겨 헤이안 시대를 연 이후 1868년 메이지 유신까지 약 1,000년 동안 정치, 문화, 종교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15세기 오닌의 난으로 도시의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이후 막부가 성장하면서 그 기능이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메이지 유신으로 도쿄가 수도로 지정된 후에는 문화와 역사 도시로 그 역할이 바뀌어 갔다. 2차 대전 중 원자 폭탄 투하지로 일본의 정신적 수도인 교토로 정했으나 문화유산이 가득한 유서 깊은 도시를 파괴할 수 없다는 의견에 나가사키로 정해지고, 교토는 살아남았다. 교토는 1,000년의 세월 동안 세워진 1,000개가 넘는 절, 신사,  전통 가옥, 궁, 정원, 거리 풍경 등 켜켜히 쌓인 문화유산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도시 곳곳에 퍼져있는 유적지들을 돌아보려면 걷는 일이 많긴 하지만 버스나 전철 노선이 편리하게 되어 있고, 도착 예정시간도 정확하게 알려주므로 계획을 짜기에 수월하다. 또한 여행객을 위한 교통패스도 있어 경제적으로 여행할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기온과 습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라 여행하기엔 봄, 가을이 제격이다. 봄에는 3월 중순이면 벚꽃이 피어 화사한 풍경을 만들어 현지 여행객들도 매우 많다. 가을 단풍도 아름다운데, 오사카나 교토는 11월 중순 이후는 되어야 단풍이 빛을 발한다. 

절과 정원 교토를 산책하다 

교토를 보여주는 가장 일반적인 이미지는 연못 옆 금색 건물의 절인 금각사이거나 단풍 혹은 벚꽃과 어우러진 기요미즈데라의 모습이 많다. 그만큼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데 교토에서는 일본 절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같은 불교라도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른 문화를 형성하는데 일본의 경우 참선을 중시하는 선종의 발달과 일본식 건축과 정원 양식이 결합되어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양식을 볼 수 있다. 화렿나 단청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신사와 함께 있는데다 소원을 비는 각종 부적과 흰 종이들을 볼 수 있다. 웅장한 목조 건물인 기요미즈데라는 8세기에 지어졌지만 지금의 모습은 17세기에 재건된 것들로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산의 경사면에 세워져 본당에 올라가면 교토의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공사가 잦은 것이 흠이다. 본당 아래에는 세 개의 물줄기가 연못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물줄기를 받아서 마시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속설이 있어 언제나 참배객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조심할 것은 욕심 내서 세 줄기 다 마시면 오히려 벌을 받는다는 믿지 못하는 설도 있다. 금각사라 불리는 킨카쿠지는 별장으로 지어졌지만 이후 절로 그 용도를 바꾸었으나 오닌의 난으로 소실되었던 것을 복원하였다. 이후 화재 사건을 겪은 후 1955년에 재건한 건물이 현재의 금박을 입힌 모습이라고 한다. 금이 있으니 은도 있을터, 은각사라 불리는 긴카쿠지는 금각사를 모방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은으로 덮혀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선종의 특징을 볼 수 있는 료안지는 흰 자갈과 돌, 이끼로 꾸민 정원인 가레이산스이로 유명하다. 이끼가 낀 돌 15개가 흰 자갈이 깔린 정원에 놓여 있는데 어느 방향에서든 한번에 14개의 돌만 보이게 설계되어 있다. 15개를 다 보려면 일어서는 수 밖에, 모든 것을 다 알수 없고, 다 아는 것은 깨달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전해준다고 한다. 절 외에도 교토에는 가모 신사를 비롯해 골목 곳곳에 크고 작은 신사와 절이 즐비해 거리 산책이 유적지 산책이 된다. 교토를 흐르는 가모가와 강이나 기온거리는 더 없이 운치있는 곳으로 벚꽃 피는 봄이나 단풍 물드는 가을이면 현지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기온 거리는 낮은 물론 밤도 아름다운데 묵직한 목조 건물이 주는 전통의 기운이 전해지고 가게 앞으로 내건 등불이 은은하게 밤을 밝혀 교토의 운치를 더해준다. 

교토에서 한발 더, 아라시야마 

교토나 오사카 사람들이 벚꽃이나 단풍을 보러 가는 교외 여행지로 아라시야마가 있다. 일일 투어나 기차를 이용해서 다녀올 수 있는데 깨끗하게 정비된 거리와 고즈넉한 주택가, 신사와 절들, 기념품 상점, 인력거군들이 일본 특유의 시골 마을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는 도게츠교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목조 다리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작은 강으로 가을이면 단풍 든 아라시야마 산의 모습이 아름다워 많은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하늘을 덮고 있는 치쿠린도 아라시야마의 상징이다. 여기 저기 포토포인트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만큼 시원하고 경쾌한 풍경이다. 아라시야마의 대표 절인 텐류지의 정원은 치쿠린과 연결되어 있어 같이 돌아보기에 좋다. 텐류지는 정원이 크고 아름다운 곳으로 연못과 잘 가꾸어진 수목이 정갈한 일본 정원의 분위기를 뽑내고 있다. 본당에서는 모래로 이루어진 일종의 가레이산스이 정원이 있어 여행객들은 한참을 앉아 정원을 감상하고 또 쉬어간다.  아라시야마의 주택가를 통해 도게츠교로 가 보길 권한다. 전통 양식의 민가, 가옥 건물과 잘 정리된 이끼낀 정원과 대나무 담장, 깨끗한 거리가 한적하고 고즈넉해 마음까지 여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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