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가 만든 아름다운 전통 마을
중국의 남서부의 윈난성은 여러 소수 민족이 살고 있어 독특한 그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으며, 만년설의 봉우리, 호수와 계곡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그 중 리장 고성은 나시족의 전통이 잘 보존된 곳으로 그 독창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물레방아가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돌이 깔린 골목길과 크고 작은 수로, 수로 위를 가로지르는 석조 다리들, 기와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이 펼쳐진다. 건물 처마, 상점의 입구, 테라스마다 걸린 붉은 등은 악센트처럼 마을을 수놓는다. 하지만 리장 고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을 여기저기에서 이어지는 수로에 있다. 멀리 설산에서 눈 녹은 물로 시작된 이 수로는 다리, 기와집과 함께 리장의 대표적인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풍경을 만든다. 특히나 꽃 피고 버드나무가 연두빛으로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봄이면 리장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이 난다.
리장의 중심 스팡지
리장의 중심에는 중앙 광장의 역할을 하는 스팡지가 있는데 이곳에서 전통의상을 갖춰입은 소수민족의 공연이 펼쳐진다. 색색의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를 갖춘 이들은 노래를 하며 춤을 추고 구경하는 관광객과 함께 하자며 손을 내민다. 이곳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간 골목길과 수로를 따라 걸어다니는 것이 리장 고성을 여행하는 방법이다. 전통 건물들은 상점과 레스토랑, 카페, 숙소로 이용되고 있어서 800년 전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다. 수로와 함께 마을을 장식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이들이 사용했던 동파 문자이다. 그림처럼 예쁘고 낙서처럼 순수한 동파 문자는 지금은 기념품을 장식하는 문양이 되어버렸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낮과는 확연히 다른 리장의 새로운 면모가 드러난다. 주렁주렁 달린 붉은 등불은 도시의 네온사인보다 화려해 호텔로 돌아가기 힘든 밤이 된다. 들뜬 분위기와 흥겨운 노래 속에 등불을 준비해 수로에 띄우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도 있다. 이 얼마나 동화같은 모습인가.
리장을 여행하는 방법
리장이 있는 윈난성은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리장은 약 2400m 정도 된다. 그다지 높지 않은 전망대의 계단을 오르며 숨이 차오르자 그동안 운동을 너무 안했구나 했겠지만, 해발고도 때문일 수도 있다. 고산병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리장을 여행하기엔 봄, 가을이 날씨도 좋고, 풍경도 가장 좋다. 여름엔 우기로 비가 자주 내리고, 겨울은 추운 편이다. 리장 고성을 나와 걸어서 15분 정도가면 흑룡담 공원이 있다. 200년 전에 만들어진 호수 공원으로 울창한 대나무 숲과 잘 갖춰진 산책로, 멀리 보이는 설산이 시원하고 인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리장의 인파와 북적이는 분위기가 싫다면, 택시로 쑤허 혹은 바이샤 마을로 가보자. 리장보다 작지만 덜 상업화되어 있어 전통가옥이 늘어선 골목과 수로 등 전통 마을의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좀 더 모험적인 여행가라면 옥룡 설산이나 후타오샤 협곡을 다녀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