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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 표트르 대제의 유럽으로 향한 창

by 아름드리50 202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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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름궁전

유럽으로 향한 창, 상트페테르부르크

레트로그라드, 레닌그라드로도 불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약 200년 동안 러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표트르 대제의 꿈이 살아있는 곳이다. 1713년 모스크바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옮긴 표트르 대제는 유럽 열강처럼 되기를 꿈꾸며 네바 강 하구의 수많은 섬들을 연결하여 운하와 수로가 있는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만들었다. 북유럽의 베네치아, 유럽으로 향한 창 등의 별칭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다. 지반이 약한데다 습지를 메워야했기에 수많은 돌과 바위로 토대를 만드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고, 그로 인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고층 건물과 언덕이나 비탈길이 드물다. 러시아 혁명의 중심지였으며 1941년 2차대전 당시 독일군에게 29개월 동안 포위당하면서 항전해 영웅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에르미타주 박물관, 성이삭 성당, 피의 성당을 비롯해 외곽의 여름궁전까지 독특한 유럽을 욕망했던 당시의 러시아 역사와 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 

분수들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는 여름궁전

여름궁전은 18-19세기 러시아의 황제들이 사용하던 여름 별궁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가량 떨어진 핀란드 만에 위치한다. 30여 개의 크고 작은 건물과 정원 곳곳에서 작동하는 수많은 분수로 유명한데, 표트르 대제가 직접 설계하며 위치까지 일일이 지정했다고 알려져있다. 후대 황제들이 몇 백년간 최고의 건축가를 동원하여 증축하여 조성  하면서 규모가 더 커졌다. 2차 대전으로  파손된 것을 30여년간 복원하였고,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여름궁전은 위 정원, 아래 공원, 대궁전 세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위 정원에는 넵튠 분수가 있고, 여름궁전의 백미인 아래 공원에는 삼손 분수, 로마 분수, 트리톤 분수, 피라미드 분수 등이 있다.  아래 공원에는 대궁전이 핀란드 만을 향해 있는데 이곳이 핵심 포토 포인트. 대궁전 앞으로 좌우 대칭으로 이뤄진 계단이 있고 그 주변으로 200여개의 조각상과  곳곳에서 솟아 오르는 60여개의 분수가 정원을 장식하고있다. 가운데는 삼손이 사자를 무찌르는 삼손분수가 높게 솟구치는데 이 삼손분수는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세운 것으로, 삼손은 러시아를, 사자는 스웨덴을 상징한다고 한다. 삼손 분수를 통해 나온 물은 멀리 핀란드만으로 이어지며, 아래 공원의 분수는 5월 - 10월 초순까지 볼 수 있다. 

에르미타주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볼거리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꼽힌다. 예카테레나 대제가 개인적으로 미술품을 모아 겨울 궁전에 자신만의 전시장을 만든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다른 박물관들이 약탈 문화재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에르미타주는 구입한 작품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18세기 경에는 티치아노와 라파엘, 램브란트, 푸생, 루벤스 등의 작품을 추가로 구입하면서 4천여점에 이르렀고, 이후 고대 아시아와 이집트 유물까지 수집하면서 약 300만점을 소장하게 되었다. 2개의 건물에 전시된 방대한 전시물을 하루에 다 관람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 박물관 입구에서 안내서를 받아 관심 있는 화가와 유물 위주로 관람하도록 한다. 에르미타주는 또한 그 화려함이 전시물 못지않은 명성을 갖고 있다. 우아한 곡선으로 이어지는 계단, 천정, 벽의 장식 등 화려함과 정교함으로 건축물도 하나의 전시물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특유의 건축양식으로 모스크바의 바실리 성당이 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형제 건축이라고 할 만큼 닮은 피의 성당이 있다. 이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 당한 자리에 세워졌기 때문인데, 바실리 성당을 모티브로 지어졌다고 한다. 화려한 색감과 특유의 양파 머리가 특색인데 내부로 들어가면 러시아 정교 특유의 화려한 성화가 벽과 천정에 가득 채워져있다. 성당을 지은 알렉산드르 3세는 유럽을 지향하기 보다는 러시아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고자 하는 의지를 이 성당을 통해 드러냈다고 한다. 신전같은 전면 위로 커다란 황금돔을 이고 있는 성 이삭 성당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징이다. 1710년 건축을 시작해 40년에 걸쳐 완공된 대작으로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돔 옆으로 전망대가 있으니 고층 건물이 없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도시를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그 외에 카잔 성당이나 페트로파블로브스크의 요새나 번화가인 넵스키 대로를 둘러 보도록 하자. 러시아에서 빠트릴 수 없는 문화적 경험은 발레 공연이다.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수시로 발레 공연을 감상할 수 있으니 러시아 예술을 감상하며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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