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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 팔리오 축제로 유명한 이탈리아 중세 도시

by 아름드리50 202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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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나의 캄포 광장

위치와 가는 방법 

중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에나는 이탈리아의 중부 토스카나주에 자리잡고 있다. 로마에서 북쪽으로 약 230km,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약 70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피렌체 공항이 가장 가깝다. 우리나라 여행객은 주로 피렌체에 숙박하면서 당일로 시에나를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시에나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산지미냐노와 함께 여정을 연결하기도 한다. 피렌체에서 시에나로 가는 가장 편리한 대중교통은 버스다. 피렌체 터미널에서 급행이라는 뜻의 'R'이 붙은 버스를 타면 1시간 20분 정도 걸려 시에나 역사 지구 바깥쪽 정류장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좁은 골목을 몇 분 정도 걸어들어가면 시에나의 상징인 캄포 광장이 나타난다. 시에나행 버스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30분 -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피렌체에서 기차로도 시에나를 여행할 수 있는데 소요시간은 버스와 비슷하지만 기차역이 역사 지구와 2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한 번 더 타거나 20-3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팔리오 축제 

이탈리아가 도시국가로 이루어졌을 당시 시에나는 피렌체와 경쟁관계에 있었고 그만큼 전쟁도 잦았다. 1260년 피렌체와몬타페르티 전투를 앞둔 시에나는 자신들의 수호성인인 성모 마리아에게 승리를 기원하는 미사를 올렸다. 도시의 열쇠를 바치며 보호를 염원했다. 다음날 큰 승리를 거둔 시에나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경마대회를 개최하며 성모 마리아의 영광을 기렸고 이 전통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경마 대회인 팔리오 축제는 자치구인 콘트라다가 전담하게 되었는데, 각 콘트라다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문장, 깃발, 상징물, 특유의 복장을 갖고 있다. 경마 대회에 참가하는 기수는 물론이고 주민이나 응원객도 같은 색깔의 복장을 갖춰입는다. 경마 대회 시작 전, 각 콘트라다를 상징하는 나팔수, 북치는 사람, 전통 복장을 한 기수와 말, 마부, 군악대 등의 가장 행렬이 시작된다. 행렬은 각 지역의 교회에서 승리를 기원하는 미사를 마친 후 주민들과 함께 살림베니 광장에서 시작해 캄포 광장까지 행진한다. 행진 도중 서로 경쟁 관계인 콘트라다끼리 만나면 기싸움이 대단해 축제의 흥을 돋워준다. 모든 콘트라다가 캄포 광장에 다 모이면 경마 대회가 시작된다. 대회가 열리는 캄포 광장 주변의  건물과 상점, 발코니 등은 관람석으로 만들어 놓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건물의 옥상까지 관람객이 빼곡하게 들어찰 만큼 인기가 많다. 콘트라다의 명예와 자존심이 걸린 만큼 치열하고 다소 과격하게 진행되어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관람석에서도 그 열기와 흥분이 이어져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전통인지라 경찰이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끌벅적한 준비와 열기에 비하면 경마 대회는 세 바퀴로 승부를 낸다. 우승한 기수는 성모 마리아 상이 장식된 깃발인 '팔리오'를 수여받고 같은 콘트라다 주민과 시가 행진을 벌인다. 콘트라다간 경쟁을 통해 소속감과 연대감, 활력을 얻은 주민들은 흥겨운 음악과 함께 거리의 만찬을 즐기며 축제를 마저 즐긴다. 

시에나의 볼거리들

서로마 제국 멸망 후 이탈리아가 도시 국가의 길을 걷고 있었던 중세 시기, 시에나는 피렌체와 경쟁관계에 있던 강력한 도시 국가였다. 교통과 금융의 중심지이자, 성지 순례자들의 도시였지만 결국 피렌체에게 정복 당했다. 그 이후 이탈리아 통일 전까지 작은 도시로 남아있었던 덕에 지금까지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게 되었다. 역사 지구의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부터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시에나 역사 지구의 중심에는 팔리오 축제가 열리는 캄포 광장이 있다. 중세 광장 치고는 규모가 큰 편으로 전체적으로 조개 모양이며, 하얀 돌로 바닥을 9개의 부채꼴 모양으로 나누어 놓았다. 이는 중세 시대 9개의 의회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 중 102m높이의 만자탑이 있는데 500여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는 캄포 광장에 있는 9개 부채꼴 모양을 더 확실히 볼 수 있고, 붉은 지붕으로 뒤덮인 시에나의 풍경과 멀리 토스카나 평원을 조망할 수 있다. 탑 옆의 푸블리코 궁전은 시청사로 이용되고 있다. 캄포 광장을 나와서 멀리 보이는 줄무늬 탑을 따라 걷다보면 시에나 대성당을 만날 수 있다. 시에나 대성당은 1229년에 착공하여 전쟁과 흑사병 등을 겪은 탓에 1380년에 비로소 완공되었다. 성당은 외부의 큰 탑처럼 내부에도 짙은 초록색 같은 검은색과 흰색의 대리석을 이용해 기둥을 줄무늬로 만들었는데, 이 줄무늬 기둥이 성당을 더욱 화려하고 돋보이게 한다. 색깔있는 대리석을 이용할 수 있는 시에나의 당시 재력도 짐작해 볼 만하다. 시에나는 순례자들의 도시답게 성인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성당이 많다. 대표적으로 프란체스코 수도회 창립자인 성 프란체스코를 기리는 프란체스코 성당, 도미니코 수도회의 창립자인 성 도미니코를 기리는 산 도미니코 성당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세 도시 시에나의 매력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거대한 저택과 중세의 건축물로 이루어진 골목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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