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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애절한 기타 선율이 데려다 준 알함브라 궁전

by 아름드리50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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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 전경

애절한 기타 선율이 데려다 준 알함브라 궁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애절한 듯 슬픈 기타 선율인가, 아니면 몇 년전에 방영되었던 우리나라 드라마인가.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함브라에 대한 달뜬 마음을 만든건 기타 선율이었다. 뜻도 내용도 사연도 모르지만 기타 선율을 통해 전해지는 애달픈 곡조는 듣는 이를 멀리 이베리아 반도 끝의 이국적인 궁전으로 데려다 놓는다. 이 유명한 기타 곡은 스페인의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타레가가 1900년대 초 작곡하였는데 스페인에 정복되어 알함브라 궁전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무어인의 슬프고 애통한 심정을 곡으로 만들었다고 하기도 하고, 연인과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을 담았다고 하기도 한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몰라도 여러 사람의 심금을 울린 덕에 곡도 알함브라 궁전도 유명해졌다. 여행이나 건축의 문외한이라도 알함브라 궁전의 사진 몇 장이면 유럽이 아닌 아랍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궁전의 유명세로 인해 매년 수많은 여행객이 찾아오고, 궁전이 위치한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는 활기찬 여행지가 되었다. 

알함브라, 이슬람 건축의 진수를 만나다

 이슬람교도인 북아프리카의 무어인들은 8세기 경부터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 일부를 다스리고 있었다. 이들은 피레네 산맥 남쪽까지 세력을 확장하기도 하였으나, 기독교 연합군과의 전투로 세력이 약화된 후에는 알함브라가 있는 그라나다를 중심으로 축소되었다. 이후 1492년 그라나다 마저 정복당하여 에스파냐로 통일되고, 무어인은 알함브라를 파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듣고 이베리아 반도를 떠나게 된다. 정복한 자는 너무 아름다워서 파괴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는 너무 아름다워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던 성이다. 알함브라 궁전은 1984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데,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형태의 이슬람식 왕궁과 정원을 볼 수 있다. 붉은 성이라는 뜻의 알함브라는 11세기 초 요새에서 시작하여 13세기 부터 본격적으로 성으로 건축되어 수세기에 걸쳐 증, 개축을 해 여러 건축 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알함브라는 여러 개의 궁전과 정원이 연결되어 있고, 다 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리니 발이 편한 신발과 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장권은 현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지만, 알함브라 궁전 내 나사리 궁은 시간대 별로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으니, 2주 전에는 예매하도록 한다. 오후엔 입장객이 더 많아지니 이른 아침 시간이 유리하고 여권으로 입장 체크하므로 여권을 지참하도록 한다. 나사리 궁전은 아치형의 문과 출입구, 화려한 벽면과 천정, 완벽한 대칭구조의 건물, 물에 반영되는 풍경 등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대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사자 분수가 있는 사자의 정원까지 감상하고 옆으로 이어진 파르탈 궁전으로 가면 야자수와 연못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카를로스 5세의 궁전은 원형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원통형의 건물로 에스파냐 통일 이후에 건설되어 열주가 늘어서 있는 르네상스 양식이다. 궁전들은 잘 관리된 미로 같은 정원수들로 연결되어 있어 더욱 이국적이다. 여름 궁전으로 사용된 헤네랄리페는 사철 꽃이 피는 잘 관리된 정원에 정원수 사이로 분수가 솟아 오르는 독특한 구성으로 설계되어 있다. 꽃이 만발한 봄이 가장 예쁜데 코란 속의 낙원을 표현했다고 한다. 알함브라 궁전의 한쪽 끝에 자리하고 있어서 알함브라 안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있다. 사실 알함브라는 모든 천정, 벽, 아치형의 문과 창문, 둥근 기둥이 늘어선 회랑과 중정, 정원 등 어느 곳이나 포토 포인트이긴 하다. 밤이 되면 조명을 밝혀 로맨틱함까지 선사한다. 

하얗게 빛나는 지중해 그라나다 

그라나다는 이베리아 반도에 진출했던 무어인들이 에스파냐에 대항해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지역이다.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지중해가 있고, 오렌지 나무가 가로수인 연중 따뜻한 기후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한 여름이나 해가 쨍한 낮에는 여행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라나다에 살았던 무어인들의 정착지였던 알바이신 지구는 하얀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선 마을이다. 무어인들의 건축양식과 스페인의 양식이 혼합되어 있는데, 흰 건물들과 창문을 장식하는 꽃 화분, 선명한 타일로 장식된 벽, 돌길과 담쟁이 넝쿨이 여행객에게 집에서 멀리 떠나왔음을 알려준다. 언덕에 자리잡은 마을이라 구경하다 보면 오르고 내리는 길이 많다. 두 다리가 지칠때 쯤나무 그늘 아래 파라솔을 펴고 여행객을 기다리는 카페가 나타난다. 그라나다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곳이 있는데 알함브라 궁전을 조망할 수 있는 성 니콜라스 전망대다. 전망대인 만큼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걷는데 자신이 없다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도록. 저녁 무렵 선셋과 어우러진 알함브라의 풍경으로 유명한 곳으로 오후에 알바이신 지구를 구경하고 전망대로 가는 일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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